기업과 내수 살릴 긴급 대책 필요하다[포럼]

김수욱 국가자산관리연구원 원장

지금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큰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미 침체된 경기에 정치적 불안정이 더해지며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은 항상 기회의 문턱이기도 하다. 위기 속에서도 실효성 있는 경기부양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먼저,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그러나 현재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정부는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를 혁신해 기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대한민국에 자본을 투입할 수 있도록 국제 기준에 맞춘 제도적 안정성을 구축해야 한다. 금융시장 안정도 필수적이다.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정책을 조율하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환율과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한 과감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둘째, 내수 경제는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소비심리를 되살려야 한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소비 촉진 지원금 지급, 전 국민 세금 감면 등 실질적 혜택이 필요하다. 지역화폐 활용을 확대해 지역 경제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는 특별 금융 지원과 원자재 구매비 보조를 제공해 경영 부담을 덜어야 한다. 더불어 디지털화와 스마트 경영 시스템 도입을 지원해 장기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국민 개개인이 경제 회복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돕는 발판이 될 것이다.

셋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주요 교역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 촘촘히 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첨단 기술, 친환경 에너지,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핵심 역량을 인정받는 원전·방산·조선과 같은 전략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이는 우리의 경제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열쇠다.

넷째,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공공 인프라 투자 확대를 지원하는 데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노후화한 사회간접자본(SOC)을 정비하고, 스마트 도시 개발과 같은 혁신적 프로젝트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인 경기 회복과 더불어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어떤 정책도 국민의 신뢰와 협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정부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혜택이 동반돼야 정책의 효과가 극대화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지표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큰 시련을 국민의 단합과 혁신적 정책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다. 국민·정부·기업이 한마음으로 뭉친다면, 대한민국은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역동적인 경제 구조와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던 저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지금이야말로 그 저력을 다시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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