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중 佛고속철도서 투신한 기관사…승객 400명의 기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 철도공사(SNCF)의 로고. AFP연합뉴스

성탄절 이브에 프랑스 남동부에서 전력 질주하던 고속철도의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열차에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이 있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26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 BFM TV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저녁 7시 파리 리옹 역을 출발해 남동부 생테티엔으로 달리던 고속철도가 운행 1시간 만에 선로 위에 멈춰 섰다.

당시 고속철도에는 성탄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던 400여명이 타고 있었다.

검표원들은 상황 파악을 위해 기관사에게 연락을 시도했는데 응답이 없자 조종실을 확인했고 내부는 비어있었다. 관제 당국은 즉시 양쪽 선로의 열차 운행을 중단시키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기관사는 열차가 멈춰 선 곳으로부터 2㎞ 상류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수습을 마친 프랑스 철도공사(SNCF)는 성명에서 "열차가 달리는 동안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철도 가족 전체가 애도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의 끔찍한 비극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사는 개인적인 일 때문에 최근 우울증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SNCF는 "열차는 자동 제동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정차했다"며 "열차 승객의 안전이 전혀 위협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열차 시스템 전문가는 BFM TV에 "기관사는 30초마다 손으로 레버를 조작하거나 발로 페달을 밟아야 한다. 기관사가 5초 이내에 조작하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리고, 이후 3초 후에도 아무런 조작이 없으면 비상 브레이크를 작동해 열차를 정지시킨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시속 300㎞로 달리던 고속철도는 2.5㎞를 더 달려 완전히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SNCF는 이날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열차 승객들에게 티켓 가격의 최대 100%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