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실제 ‘尹체포’까지 난관…지지자 충돌 등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3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지만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호 대상인 윤 대통령에 대해 실제로 영장을 집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공수처는 이르면 이날 중 윤 대통령에 대한 신병 확보를 시도할 방침이다.

경호처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고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물건을 소속 공무소나 감독 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경찰의 압수수색 협조 요청을 거부해왔다.

앞서 수사기관이 영장 집행에 실패한 전례도 드물게 있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2004년 10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구속 위기를 맞았지만 당원 200여명이 당사 출입구를 막고 영장 집행을 저지해 결국 불구속 기소됐다.

같은 해 이인제 전 자유민주연합 의원에 대한 검찰 체포영장 역시 당원들에 막혀 한달 뒤 집행됐다. 2000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23차례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시도가 이뤄졌지만 4차례나 실패해 결국 자진출석 후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됐다.

최악의 경우 공조본 측과 경호처가 물리적으로 출동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대통령실 등에 대한 첫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경호처가 진입을 거부해 8시간 가량의 대치 끝에 실패했고, 이후로도 재차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의 불승인으로 무산됐다.

공수처는 체포·구속영장에 대해서는 공무상 비밀 등을 이유로 영장의 집행을 방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공수처장 명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공문을 (경호처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를 고려하면 경호처가 공무집행 방해죄로 처벌될 위험을 감수하면서 영장 집행을 막아서지 않을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결정을 받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에 출석해 영장심사를 받은 뒤 구속됐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가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영장 집행 과정에서 공수처 측과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충돌하는 등 돌발상황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이뤄진다면 공수처는 형소법에 따라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