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애도의 시간’… 연말연시 함께 슬픔 나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서울시청에 마련된 분향소… 3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지자체 ‘추모공간’ 잇단 마련

50개국 참여하는 ‘서울콘’ 취소
시, 타종행사도 공연 없이 간소화
울산 간절곶 등 해맞이 행사 없어
대구시는 구호기금 2억 지원키로
시민 70만명 온라인 추모 참여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다음 달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고 전국적으로 추모 물결이 일면서 마음이 무겁고 조용한 새해를 맞게 됐다.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 등과 슬픔을 함께 나누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화려한 연말연시 행사 대신 추모 공간을 마련해 희생자 애도에 나서기로 했다.

31일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8일부터 진행 중인 50개국 인플루언서 3500여 팀이 참여하는 ‘서울콘’ 잔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제야의 종’ 타종 행사도 별도 공연 없이 간소하게 진행해 보신각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조의와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타종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정문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많은 시민이 함께 마음을 모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내년 1월 4일 오후 10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서울 자치구들도 일제히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애도 분위기에 동참했다. 성북구는 개운산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구청 앞 잔디마당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성북구청 홈페이지에도 ‘성북구 사이버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강남구와 마포구, 송파구, 구로구, 도봉구 등 다른 자치구들도 연말연시 행사를 취소하고 조기 게양 등에 나섰다. 자치구들은 자발적인 해돋이 참관 주민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인파 밀집 대비 등 안전대책은 계획대로 추진해 안전사고 예방에 집중할 방침이다.

부산시도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새해맞이 부산시민의 종 타종 행사를 취소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포함해 포항·경주·영덕 해맞이 행사도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대구시도 대표 송년 축제인 ‘앞산해넘이’ 축제를 열지 않고 재해구호기금 2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온라인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다음 등 국내 포털이 각사 홈페이지에 내건 ‘온라인 추모 국화 달기’에 이날 오전까지 70여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참사 유족과 지인들이 올린 SNS 글에도 애도 메시지가 쏟아졌다. 결혼기념일 여행을 간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었다는 한 유족이 “여행 중에도 노는 사진을 보내며 계속 연락됐던 부모님에게 이런 일이 발생할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올린 게시글에는 내·외국인들이 ‘버텨줘서 고맙다’ ‘May they rest in peace(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1800여 개의 애도 댓글을 달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이정민·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