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노인에 ‘장세척기’ 피라미드 사기로 17억 챙긴 다단계 회장…징역 6년 선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 전경. 연합뉴스

북한이탈주민(탈북민)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꾀어 무등록 다단계 판매업을 하도록 한 일당이 1심에서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최근 사기,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다단계업체 그룹 회장 A(67) 씨와 A 씨의 아들 B 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일한 다단계 업체 대표 C 씨는 징역 2년 6개월, 업체 직원 2명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A 씨는 2008년 이른바 ‘장세척기’라 불리는 관장 기구에 대해 특허 등록을 한 뒤 2017~2019년 이 제품을 판매하는 다단계 판매원을 모집해 다수 피해자들로부터 대리점 계약금 명목으로 17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주로 노약자, 북한이탈주민들을 판매책으로 삼아 교회 등에서 해당 제품이 만병통치 효능이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자들은 계약금을 내고 판매원이 된 뒤 하위 판매원을 모집하면 ‘추천 수당’을 받아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대리점 계약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미등록 다단계 판매조직을 이용해 주로 노약자나 북한이탈주민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정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사업이 가능한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였다"며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