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車 다니는 신촌 연세로… “상권회복 기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대중교통 전용지구가 해제된 가운데, 2일 오전 연세로에서 택시와 승용차가 버스를 뒤따라가고 있다.

■ 새해부터 車 통행 전면허용

“차없는거리 지정후 상권쇠퇴”
상인들 불만 목소리 지속돼
서울시, 2년 검토끝 ‘원상복귀’
도로 혼잡·주차장 확충은 숙제

글·사진 =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11년 만에 일반 승용차에, 택시까지 다니게 되면서 신촌 상권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20년 넘게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인근에서 횟집 등 가게를 운영하는 정동현(78) 씨는 2일 “앞으로 연세로의 주요 단골 방문객인 20대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 상권으로 변모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며 활짝 웃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부터 연세로에서 택시, 승용차 등과 비(非)버스 차량 통행이 전면 허용되자 신촌 상인들의 웃음꽃이 피게 됐다.

지난 2023년 1∼9월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치는 등 약 2년에 걸쳐 검토를 진행한 서울시는 최근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 지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연세로는 연세대 앞과 신촌로터리를 잇는 길이 550m 도로다. 10여 년간 철물점 등 여러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68) 씨는 “상인과 주민, 인근 대학교의 대학생 모두 상생하기 위해선 결국 지역 상권이 살아나야 한다”며 연세로 차량 통행을 반겼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서울시 최초로 대중교통 전용 지구로 지정된 이후 연세로에선 버스를 제외한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왕복 4차선이던 차로는 2차선으로 줄어들었고 대신 보도 폭이 확장됐다. 당시 연세로 상권은 방문객이 줄면서 쇠퇴 기미를 보이던 때였다. ‘걷기 좋은 거리’가 되면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난 10여 년간 상인들 사이에선 오히려 지정 이후에 상권이 더욱 쇠퇴하고 있다는 불만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왔다. 이에 서대문구는 지난 2022년부터 서울시에 대중교통 전용지구 해제를 공식적으로 요청해왔다.

이번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해제는 전국에 있던 대중교통 전용지구가 사라지거나 축소되는 추세에 발맞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구 중앙로 일부 구간을 대중교통 전용지구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부산진구 동천로에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개통한 부산시는 2022년부터 단속을 유예 중이라 사실상 대중교통 전용지구 의미가 무색한 상황이다.

다만, 차선을 재확장하지 않고 이전처럼 2차선 도로로 운영되다 보니 더욱 많아진 차들로 인해 도로가 혼잡해질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이날 오전 방문한 연세로에서도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차한 택시를 우회하려는 버스가 중앙선을 침범해 추월하는 경우가 종종 보였다. 차를 타고 오는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 확충도 남은 과제로 꼽힌다. 연세로 인근 일대 공영 주차장은 1곳에 불과하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인근 시설 주차장을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설주차장 공유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