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통했다… 베트남, 미쓰비시컵 우승까지 ‘한 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상식(가운데)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밤(한국시간) 베트남 비엣찌에서 열린 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에서 승리한 후 선수들과 함께 팬들의 응원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 SNS

■ 결승 1차전서 태국 2-1 제압… 5일 2차전 비겨도 ‘정상’

27년만에 홈서 기분좋은 승리
김 감독 “팬들 위한 새해 선물
더이상 태국 두려운 상대 아냐”
우승땐 ‘제2의 박항서 신드롬’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이 아세안챔피언십(미쓰비시컵)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김 감독은 27년여 만에 베트남 안방에서 동남아시아 최강 태국을 제압했기에 ‘제2의 박항서’ 신드롬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일 밤(한국시간) 베트남 비엣찌에서 열린 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에서 응우옌쑤언손의 연속골을 앞세워 태국을 2-1로 눌렀다. 베트남은 오는 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정상에 오른다. 베트남은 2008년과 2018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베트남은 2022년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랐으나 태국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5월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가 목표로 설정한 결승 진출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데 이어 이젠 정상까지 노리게 됐다. 미쓰비시컵은 아세안축구연맹(AFF)이 주관하는 동남아시아 최고 권위의 대회다.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거듭났다. 김 감독이 올해 정상을 차지하면 박 감독에 이어 이 대회에서 트로피를 차지한 두 번째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린다.

김 감독의 승리가 눈길을 끄는 건 상대가 태국이기 때문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강으로 꼽힌다. 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미쓰비시컵 출전국 중 가장 높은 97위이고, 베트남은 114위다. 태국은 역대 최다인 7회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이 홈에서 태국을 이긴 건 199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박감독 재임 시절에도 7차례 대결, 1승(4무 2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김 감독은 또 ‘사령탑 한일전’에서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은 2023년부터 태국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과 이시이 감독은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성공을 맛본 인물들. 김 감독은 전북 현대를 이끌고 K리그1과 코리아컵에서 정상에 올랐고, 이시이 감독은 가시마 앤틀러스 사령탑으로 J1리그·일왕배·J리그컵 등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 감독은 “27년 만에 베트남이 태국을 홈에서 꺾었다”며 “팬들을 위한 2025년 새해 선물”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박항서 감독님이 말했듯이 더는 태국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넘지 못할 산은 없다. 선수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강점을 발전시키면 지속해서 성공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골 차로 이겼어야 했지만 (승리에) 만족한다”며 “수비에서 약간의 부주의로 실점했지만 결승 2차전에 더욱 집중하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브라질에서 귀화한 응우옌쑤언손의 활약이 빛났다. 응우옌쑤언손은 팽팽하던 후반 14분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후반 28분엔 추가 득점을 올렸다. 응우옌쑤언손은 이번 대회 6, 7호 골로 득점왕을 예약했다. 응우옌쑤언손과 득점 2위 그룹의 간격은 3골이다. 경기 직후엔 베트남의 팜민찐 총리, 응우옌화빙 수석부총리가 그라운드에서 김 감독과 선수들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