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엄사령관’ 박안수·‘국회 군투입’ 곽종근 구속 기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총장, 포고령에 ‘정치활동 금지’ 내용
곽 전 사령관, 12월 1일 선관위 봉쇄 지시받아
檢 “국헌 문란 목적으로 폭동, 직무상 권한남용”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3일 박 전 총장과 곽 전 사령관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 관련 인물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국군수도방위사령관 이후 이들이 4, 5번째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총장은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후 김 전 장관으로부터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건네받아 직접 서명하고 발령했다. 포고령 제1항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계엄법에 따라 영장 없이 체포·구금·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검찰은 포고령 내용이 정당 활동의 자유 및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상 영장주의를 배제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인 지난해 12월 1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특수전사령부 병력을 동원해 국회·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봉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후 지시에 따라 계엄 선포 당시 707특임단 병력 197명, 1공수특전여단 병력 269명을 국회로 출동시키고, 이 중 일부 병력의 국회 월담 진입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그는 예하 부대 지휘관들에게 “건물 유리창을 깨고서라도 국회 본관으로 진입하라”, “대통령님 지시다,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는 지시도 여러 차례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고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