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세상 떠난 친구 대신 ‘재능 기부’로 추모 이어가는 동료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윤모(32) 씨의 친구 손모(35) 씨가 윤 씨 가게 손님에게 ‘무료 시술’을 진행하겠다고 올린 글. SNS 캡쳐.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대신해 고인이 생전 맡았던 고객들에게 진료와 시술을 무료로 이어가며 추모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오는 3월 결혼식을 앞두고 예비 신랑과 해외여행을 갔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윤모(32) 씨의 8년지기 친구 손모(35) 씨는 지난 1일 SNS에 윤 씨네 가게 손님에 한해 피부 시술을 무료로 진행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며 윤 씨에게 받은 도움을 재능 나눔을 통해서라도 갚고 싶은 마음에서다.

손 씨는 “지난 10월 나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아가고 예비 신랑이랑 태국 여행을 간다며 좋아하던 모습이 선명히 남아있는데 너무 그립다”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던 사람이 한순간에 가버렸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가 이렇게라도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나 윤 씨의 비보 소식을 모르고 가게로 연락하는 고객들이 있으면 꼭 연결해달라고 윤 씨네 언니에게 부탁해뒀다”며 울먹였다.

같은 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모(31) 씨도 윤 씨의 손님을 무료로 받고 있다. 미용업 원장 계모임으로 윤 씨와 1년에 3~4번씩 만났다는 김 씨는 “정말 착하고 실력 좋던 사람이 떠나니 마음이 아프다”며 “이렇게라도 도와서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에서는 약 10곳의 치과가 참사 희생자인 광주 흑석동 치과원장 이모(53) 씨를 추모하기 위해 이 씨에게 진료를 받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에 나서고 있다. 광주치과의사회 관계자는 “더 많은 치과가 무료 진료에 참여할 예정이며 의사회 차원에서도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무료 진료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는 한 치과 관계자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지역인 만큼 추모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이 씨의 손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