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추경’ 힘받지만… 정치권 ‘포퓰리즘 추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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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1%대 추락 우려에
추경 논의 급물살 탈 전망

일각 “정부 리더십 공백 속
현금살포식 예산낭비 안돼”

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이 1.8%까지 추락할 것으로 공식 전망하면서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요구가 점점 더 힘을 받고 있다. 정부도 1분기 경기 재점검 후 검토할 추가 경기보강 방안에 추경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다양한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한다”고 밝혀 추경 편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여야도 국정협의체 안건으로 올리기로 하면서 조기 추경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정부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현금살포’ 등 정치권 입맛에 맞는 사업에 예산을 쏟아붓는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정치 추경’이 될 공산이 큰 만큼 추경 사업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 정책 구체화 양상, 경제지표 흐름, 민생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경제여건 전반을 1분기 중 재점검하고 필요 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부가 한 해 경제정책의 밑그림인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며 추가 경기보강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위중하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올해 우리 경제는 미국 신정부 출범과 국내 정치 상황이 맞물리며 어느 때보다 큰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전날 ‘정부가 추경 편성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보도가 나온 뒤 “2025년 예산을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고 추경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 자료를 냈지만 추경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만으로 꺼져가는 경기를 부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이미 야당이 올해 예산 4조1000억 원을 삭감하면서 추경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다는 평가다. 다만 행정부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미 신정부 출범·불안한 국내 정치 등 리스크 요인이 수치로 현실화하기 전 추경 편성에 들어갈 경우 정치권 구미에 맞는 사업에만 예산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확정 시 조기 대통령 선거가 불가피한 가운데 여야가 표심을 얻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만 추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