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포기하고 떠나면 하마스 지도부 생존은 보장할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남부의 한 건물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된 야히야 신와르 전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의 생전 모습. X 캡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 측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포기하고 망명을 떠날 경우 이들의 생존을 보장해주겠다는 일종의 ‘딜’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하다스는 현재 중립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휴전·인질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측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이 가자지구를 떠난 이후에는 추가적인 추적과 암살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통치권을 포기하고 떠난 후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단체"의 가자지구 통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알하다스는 이스라엘 측이 최근 휴전협정이 맺어진 레바논과 마찬가지로 유엔 등 국제기구의 명령을 받는 평화유지군의 주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모든 과정에서 미국이 진행 과정을 감시하게 될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휴전·인질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맹폭했다. 특히 지난 4일부터 이틀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피란민촌, 남부 칸유니스의 경찰서, 북부 가자시티의 셰이크 라드완 주택가 등이 폭격받았다. 이스라엘군은 이 기간에 가자지구 내 100여 곳을 공격해 하마스 전투원 수십 명을 살해하고 최근 로켓이 발사된 장소의 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의료진은 주말에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습 때문에 숨진 팔레스타인인을 105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 중에 하마스 조직원과 민간인이 어떤 비율로 섞여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공격에 따른 민간인 사상에 우려를 제기하면서도 공격 명분에 공감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고 민간인 보호를 위해 훨씬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이 자국을 방어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