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시위 더 격화된 한남동… 출근시간대 3개차선 통제 ‘아수라장’

■ 尹체포영장 만료일 시위대 집결

9000명 인파 몰려 구호 등 소란
시내버스 등 임시우회 불편 가중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시행 만료일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찬반 집회는 더욱 격화됐다. 수백 명이 밤샘 집회를 벌인 데 이어 출근시간대인 오전 9시 양측이 9000명까지 늘어나면서 한남오거리부터 북한남삼거리까지 약 1.2㎞, 총 3개 차선이 통제되는 등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9시 대통령 관저 앞은 찬반 집회에 참여한 수천 명의 인파가 뒤엉켜 있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한남대로 왕복 10개 차선 중 3개를 점거하고 5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지난 3일 이후 나흘째 ‘탄핵 찬성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이 차지한 차로에는 가로 2m·세로 1m 정도되는 돗자리 50여 개와 텐트 10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약 10개의 대형 스피커에서는 K-팝 노래가 연신 흘러나왔다.

관저 인근 한남초교와 루터교회 앞에선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의 ‘탄핵 반대 집회’가 이어졌다. 전날 밤 루터교회 앞에서 체포 반대 밤샘 집회를 연 이들은 오전에도 8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20개가 넘는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고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와 찬송가를 불렀는데, 이 소음은 100m 밖의 거리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특히 이날 6시쯤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기현·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등 여당 의원 30여 명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일부 참여자들은 차도를 벗어나 인도에도 돗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쳤고, 시민들은 통행의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경찰은 집회 관리를 위해 10개 기동대(약 800명)를 투입했다.

출근시간과 겹쳐 한남동 일대는 심각한 교통체증이 벌어졌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한남대로 상행은 시속 9㎞, 하행은 시속 14㎞로 서행했다. 이 일대를 지나는 시내버스·광역버스 총 12개 노선이 임시 우회 운행했다. 서울시는 전날 지하철도 현장 상황에 따라 무정차 통과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주민들은 24시간 이어지는 집회에 극심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다. 인근 자동차 대리점 직원 A 씨는 “며칠째 농성을 벌이니 영업에도 지장을 받고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휴가를 낸 직원도 있다”며 “시위자들이 들어와서 화장실을 막무가내로 쓰고 물, 커피도 마시려고 해서 시위대 측에 영업 손실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고 싶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재희·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