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조태열 만난 블링컨… ‘굳건한 韓·美동맹’ 재확인

블링컨, 고별순방 차원 방한

한국과 미국 외교부 장관이 6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으로 만나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오찬 회담을 열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신(新)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별 순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일본, 프랑스 가운데 제일 먼저 한국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고 있는 국내 정치 상황에서도 한미동맹은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국내 정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잠재우고 국가 신뢰도를 회복할 요인이 될 전망이다.

두 외교수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 아래 양국의 협력 성과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임기 중 가장 만족하는 업적으로 ‘동맹 재건’을 꼽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태 지역 4개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을 방한한 첫 최고위급 외빈이다. 앞서 조 장관은 비상계엄 사흘 뒤인 지난달 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가 출범한 뒤인 지난달 21일 블링컨 장관과 통화하며 긴밀히 소통해왔다. 마지막 통화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 방위공약이 변함없음을 재확인하고,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 발전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마지막까지 긴밀히 소통하며 공조해 나가자”라고 밝힌 바 있다.

권승현·이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