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낮춘 고도… ‘한·미 방어망’ 무력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날아가는 北 극초음속 미사일 북한이 6일 평양 일대에서 시험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7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 北, 신형 극초음속 IRBM 도발

변칙비행 등 요격회피능력 높여
전문가들 러와 신소재협력 의심

합참, 비행거리 1100㎞로 발표
“2차 정점고도 없어… 北,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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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2차 정점고도를 약 30㎞ 낮추면서 한·미 미사일방어망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데다 대기권 상층부에서 경로를 바꾸며 저고도로 변칙·활공비행해 현존 한·미의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쉽지 않아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탄소섬유복합재료 등 신소재와 기술을 도입해 기동성과 저고도 비행능력, 요격 회피능력을 크게 높였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이 대기권 상층부에 자리 잡는 2차 정점고도는 지난해 4월 쏘아올린 화성포-16나형의 72.3㎞보다 약 30㎞ 낮아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개월 전에 비해 실험 비행거리는 길어졌지만 고도는 낮춰 그만큼 낙차가 큰 기동성, 대기권 내 수직하강 및 재도약을 통한 저고도 비행능력, 레이더 포착이 어렵고 요격 회피능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실제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극초음속 미사일 사거리가 1100㎞라고 발표했는데, 이날 북한이 발표한 1500㎞와는 400㎞ 차이가 난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초유의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체제인 우리 군이 지그재그로 활공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합참은 “북한이 발표한 사거리와 2차 정점고도는 기만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일이 분석한 사거리는 1100여㎞이고 2차 정점고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엔진부인 발동기 동체 제작에 새로운 탄소섬유복합재료가 사용됐다고도 강조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권 내로 비행하는 구간이 길기 때문에 저항과 마찰에 강한 신소재 적용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탄소섬유를 대북제재 감시 대상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소재와 신기술 획득에 극초음속 미사일 선진국인 러시아의 협조가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20일)을 앞두고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