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위해선 소득공제 확대 시급한데… 탄핵 정국에 ‘스톱’

올 경제정책방향 27개 과제중
조세 관련이 14개로 가장 많아
국회서 제대로 논의도 힘들 듯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속도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지만 최근 공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소득공제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다수 담겨 있는 탓에 ‘탄핵정국’ 속에서 국회 통과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추진했던 최고세율 인하 등을 뼈대로 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도 거대야당의 ‘부자 감세’ 프레임에 휘말려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는 총 27개의 법 개정 과제가 포함됐다. 이 중 조세특례제한법이 14개로 가장 많은데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동기보다 5% 넘게 늘어나면 초과분에 대해 20%의 추가소득공제(한도 100만 원)를 해주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노후차를 교체할 때 100만 원 한도 내에서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70% 감면하는 방안 등이 눈에 띄는 조특법 개정 과제들이다.

소비 활력 제고 방안 외에도 맞벌이 주말부부에게 각각 월세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 등 정부가 민생안정을 위해 내놓은 이번 대책들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정부는 ‘202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상속세 최고 과표 구간을 ‘30억 원 초과’에서 ‘10억 원 초과’로 낮추고 자녀 공제는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 등이 담긴 상증세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했다면 올해부터 5년간 19조5060억 원이 덜 걷혔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증세법 개정안 부결 등으로 예상되는 세수 감소 규모는 3090억 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그만큼 거대야당이 감세를 통한 민생안정 대책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미시적인 정책보다는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거시적인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