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상품… 특화 매장… 탈출구 찾는 위기의 편의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권호영 기자

GS25
가성비 PB브랜드 300억 매출
반값 택배에 앱 경쟁력도 강화

CU
주류·간편식·라면·엔터 중심
새로운 형태 특화 편의점 전략

내수침체와 성장률 둔화로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가 위기를 타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경영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업계 1위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GS25와 CU를 비롯해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업체들은 특화 편의점 확대와 차별화된 상품 발굴, 온라인 경쟁력 강화,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GS25는 차별화 상품·경험,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4O) 등을 핵심으로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본업 중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매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25는 우선 유통 기본인 상품 측면에서 가성비와 유행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김혜자 도시락’과 물가 안정 상품으로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PB)인 ‘리얼프라이스’, 초저가 화장품, 점보 라면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리얼프라이스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울러 크게 유행을 탄 바 있는 요리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 협업 상품과 가수 성시경 막걸리 등도 선보여 사전 예약마다 조기 완판을 이끌고 있다.

GS25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연결하는 다양한 O4O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경쟁력도 높여가고 있다. ‘반값 택배’와 온라인 주류 플랫폼 ‘와인25 플러스’, 픽업·배달 등을 위한 ‘퀵커머스’ 등 소비자 수요를 우선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25 모바일 앱인 ‘우리동네GS’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업계 최고 수준인 350만 명에 달한다. GS25 관계자는 “1인 가구 장보기를 돕는 신선 강화형 매장부터 로봇 바리스타·피자 굽는 로봇 등을 만날 수 있는 ‘그라운드블루49점’, 스포츠 팬들을 겨냥한 ‘스포츠 특화 매장’ 등 다양한 특화 매장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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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GS25 모델이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량 1720만 개, 매출 550억 원을 기록한 GS25와 넷플릭스의 협업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지난해 3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문을 연 CU 1호점 아나타나스퀘어점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 각 사 제공

점포 수와 영업이익 측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CU는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량 점포 개점에 집중하는 한편, 기존 점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상생 방안을 꾸준히 펼칠 예정이다. 특히 다양한 소비자 생활양식에 맞춰 주류·금융·가정 간편식(HMR)·라면·스낵·엔터 특화 편의점 등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 모델을 꾸준히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까지 전국에 특화 편의점 22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CU 측은 설명했다.

CU는 고물가 시대 편의점 장보기 수요를 잡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차별화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하우스’의 405 빵 시리즈는 400만 개, 두바이 초콜릿 420만 개, 생과일 하이볼 550만 개 등 판매 실적을 거뒀다. 흑백요리사에 등장한 밤 티라미수의 경우 전국적인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CU는 또 배달·픽업·택배·예약 구매·홈 배송 등 다양한 편의점 모바일 쇼핑 기능을 강화해 온라인 상권으로 입지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개별 가맹점주들이 각자 점포 홍보와 할인 등 판촉행사를 할 수 있는 ‘CU 스토어플러스’도 만들고, 인공지능(AI)·핀테크 등 최신 리테일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 개발에도 힘을 싣고 있다. CU 관계자는 “K-편의점의 해외시장 추가 진출에도 속도를 내며 글로벌 500호점을 조기 달성했다”며 “특히 420여 점포를 운영 중인 몽골에서는 업계 최초로 해외 사업국 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편의점 원조인 세븐일레븐은 특화 매장을 내면서 소비자 잡기에 힘쓰고 있다. 편의점이 일반적으로 충성 소비자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해 단순히 점포 수를 확장하기보다는 특화 매장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패션·뷰티 특화 매장인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과 이를 가맹점에 적합하게 변형한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성장 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매장에는 K-푸드와 체험형 놀이 공간, PB 전시공간 등도 마련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앞서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 먹거리 전문 ‘푸드드림’ 등 특화점도 선보였다”며 “그동안 편의점이 전혀 해보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접목해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후발 주자인 이마트24는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PB 브랜드 ‘노브랜드’를 활용한 가맹모델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노브랜드와 함께 로열티 가맹 모델을 도입했다. 이후 현재까지 노브랜드 상품 판매 매장을 700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평균 일 매출 증가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흑백요리사 등과 협업해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