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사이트 투자 미끼로 고수익 보장…인터넷 모르는 노인 꾀어 57억 챙긴 일당 검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도박 사기 피해자가 사기 조직원과 주고 받은 메시지. 부산경찰청 제공

고수익+소개비 미끼…654회에 걸쳐 57억 원 가로채
폰지 사기까지 동원된 투자 사기…돌려막기·유흥비 탕진
경찰, "고수익 보장 투자 권유 시 의심 필요" 경고

부산=이승륜 기자



도박 사이트 투자를 빙자해 노인 수십 명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가로챈 사기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사기 등)로 A 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 등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린 뒤, 인터넷을 잘 알지 못하고 일정한 수입원이 없는 60대 이상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투자금을 맡기면 대신 온라인 도박에 배팅해 매달 100~400%의 안정적인 고수익을 주겠다"고 속여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파워볼, 바카라 등 도박 사이트에서 배팅을 통해 수익을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액의 3~5%를 소개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확대했다. A 씨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49명으로부터 654회에 걸쳐 총 57억 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일당은 투자금으로 사이버 도박을 시도했으나 약속했던 수준의 수익을 내지 못하자,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지급해 돌려막기하는 폰지 사기 수법도 동원했다고 한다. 나머지 투자금은 생활비나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원금·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를 권유받았을 때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투자 정보를 제공받는 경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