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北, 한국 내 간첩조직에 반일 선동해 ‘한미일 동맹’ 파열 지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1면 톱 기사로 한국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 관련 내용이 실렸다. 요리우리신문 캡처.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전 민주노총 간부 등이 북한으로부터 반일 여론 조성과 한·미·일 공조 훼방도 지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요리우리신문은 9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수원지방법원 1심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북한 대남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이 이들에게 보낸 지령문 상당수에서 반일 기운을 조성하라는 내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판결에서 증거로 인정된 북한 지령문 89건과 이 조직이 북한에 보낸 보고서 13건을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를 결정하자 다음 달인 그해 5월 초순 지령문을 통해 "반일 여론을 부추겨 일본을 극도로 자극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했던 2019년 여름에는 북한이 "고양된 반일 여론에 편승해 ‘한미일 삼각동맹’을 파열시키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일본대사관 포위와 침입 투쟁, 일장기 찢기 등 과격한 형태로 반일 투쟁 강도를 높여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후 실제로 한국에서 시민단체 등 주도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에는 "(윤석열 정권이) 종속적인 한미 동맹에 달라붙어 반(反)북한 대결 책동에 지나치게 열중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요미우리는 북한 지령문 내용을 보면 ‘반보수·반미·반일’이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 선거나 노조 활동에 관한 지시가 17건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수원지법은 지난해 11월 국가보안법위반(간첩,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편의제공 등)을 위반해 1심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전직 간부 3명에게 징역 5~15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7∼2022년 북한 지령문을 받아 노조 활동을 빙자해 간첩 활동을 하거나 외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한 혐의를 받았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