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왜 안주냐” 아내 살해한 80대 항소심도 징역 20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 법정 내부. 연합 뉴스

대구고법 "범행 수법 매우 잔혹"


대구=박천학 기자



아침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해 기소된 80대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형사 1부(부장 정성욱)는 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83)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피고인의 딸이 중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서 범행을 자수한 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이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택시 운전을 해온 A 씨는 아내가 차려준 식사와 관련해 "반찬이 이게 뭐냐", "밥을 왜 똑바로 차리지 않느냐"는 등 사소한 문제로 시비를 걸거나 "교회에 돈을 다 갖다 주느냐"며 구체적 이유도 없이 B 씨와 다퉜다. 이 과정에서 B 씨에게 욕설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가 하면 목을 조르는 등 가정폭력도 일삼았다.

또 A 씨는 지난해 7월 15일에는 "아침밥 줄 생각은 않고 물고기 어항만 보고 있느냐"라는 말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B 씨의 뒤통수와 어깨 부위를 나무몽둥이로 수차례 때렸다. 이어 몽둥이를 빼앗고 항의하던 B 씨에게 A 씨는 다른 흉기로 목을 수차례 찔러 과다 실혈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