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윤 대통령 체포, 우리 시간표대로 간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민주 정책조정회의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적법” 2차 영장집행 의지

尹 “구속영장 청구” 주장에 대응
경호처장에 10일 3차 출석요구
불응땐 체포 ‘저항 무력화’ 노려
尹영장 2차집행 주말이후 전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대신 기소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제안했지만 공수처는 “우리 시간표대로 간다”며 영장 시한 내에 집행 시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와 경찰은 2차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박종준 처장 등 경호처 지휘부에 대한 줄체포를 통해 경호처 저항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공수처 관계자는 “적법 절차에 따라 발부된 체포영장에 따라 시한 내에 집행하는 시도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윤 대통령 측 제안과 관계없이) 우리 시간표대로 수사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 “기소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 다만 서부지법에 영장이 청구되면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 측 제안에 대해 “피의자인 윤 대통령이 법원을 가려 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하라는 것은 ‘법원 쇼핑’”이라며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공수처와 경찰은 영장 집행 시기, 방법 등을 두고 협의를 이어갔다. 특히 1차 집행 당시 경호처의 저항에 막혀 실패했기 때문에 이를 뚫을 대응책을 집중해서 모색 중이다. 관심이 집중된 2차 영장 집행 시점은 오는 10일 박 처장과 11일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3차 출석요구 시한 이후가 될 전망이 유력하다. 경찰은 두 사람이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곧장 체포영장을 신청해 2차 영장 집행에 앞서 경호처 지휘체계를 와해하는 전략을 집중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3차례 출석 요구를 한 뒤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경호처 경호 대상은 전·현직 대통령과 가족, 국내외 요인 등이라 경호처 간부에 대한 체포를 막을 근거가 없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경찰은 또 이날 “1차 영장집행 당시 공무집행을 방해한 26명에 대해 신원확인 요청 공문을 경호처에 발송했다”고 밝히며 경호처를 압박했다.

경호처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인력을 동원할 수 없게 된 점도 변수다. 국방부는 공수처·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수방사 제55경비단을 동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경호처에 전달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선 경호처 직원들이 철조망을 설치하고 버스로 출입구를 막는 등 영장 재집행 대비 작업이 계속됐다.

강한·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