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수장 없어도 ‘저지선 균열없다’ 자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쇠사슬로 문 걸어 잠그는 경호처 공조수사본부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2차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이어지는 보조 출입문을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들이 쇠사슬로 묶고 있다. 경호처는 관저 입구와 외벽에 원형 철조망도 새로 설치했다. 윤성호 기자

적법한 사법절차 준수 노력 강조
국가기관간 충돌 우려까지 고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10일 경찰에 자진 출석함에 따라 향후 경호처의 경찰 대응 방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호위무사’ 역할을 해 온 박 처장의 부재로 경호처가 구축한 저지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호처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 대행 체제로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지속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처장은 자신이 경찰 수사에 임해도 경호처의 경찰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계획 등이 면밀히 수립돼 있는 만큼, 김 차장 대행체제로 가도 전열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도 이날 공지에서 “처장이 경호구역 밖에 있으므로, 처장이 조사를 마치고 복귀 시까지 규정에 따라 차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경호처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박 처장이 긴급체포를 감수하고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안다”며 “대행 체제여도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경찰에 자진 출석함으로써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가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점, 적법한 사법 절차에는 적극 임하고 있음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박 처장은 경찰에 출석하며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처장 경찰 출석을 계기로 경호처의 저항 의지가 빠르게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박 처장을 시작으로 김 차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 경호처 간부에 대해 줄줄이 소환조사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경호처 지휘부 공백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윤 변호사는 “수사권을 남용한 꼼수 소환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