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할증’ 도입한 배달업체… 불황 덮친 자영업만 ‘죽을 맛’

라이더 줄어 건당 1000원 인상
점주, ‘주문’ 줄었는데 부담 토로

이번 겨울 최강 한파에 배달원 공급이 줄자 중소 배달업체들이 건당 500∼1000원 ‘한파 할증’ 도입에 나섰지만 가뜩이나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카페를 하고 있는 A 씨는 지난 9일 지역 배달대행업체로부터 “금일 최강한파로 인해, 오후 3시부터 다음 날(10일) 아침 7시까지 건당 500원의 한파 할증을 적용하겠다”고 통보받았다. A 씨는 “계약에 있지도 않던 신규 할증이 갑자기 생겼다”며 “배달원이 구해지지 않으면 배달 업체에서 돈을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A 씨의 배달 업체는 “대형 플랫폼은 회사에서 할증료를 부담할 수 있겠지만, 많아야 기사 100명을 확보한 지역 업체가 비용을 떠안기는 어렵다”며 “유난히 추운 날씨에 기사 수급이 어려워 한파 할증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 배달대행 업체들도 한파 할증을 도입했다. 건당 500∼1000원의 할증료를 가게에 부과하는 방식이다. 점주가 손님에게 부과할지 선택할 수 있지만 배달료를 올리면 주문 건수가 줄어 대부분 점주가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9일부터 건당 1000원 할증을 붙였다는 서울의 B 업체는 “날씨가 좋지 않을 땐 할증을 붙여도 평소보다 20분 늦게 기사가 배치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비용 부담을 토로했다. 서울에서 족발집을 하고 있는 신모(40) 씨는 “단가가 높은 품목 판매자들은 할증으로 인한 타격이 덜하지만, 단가가 낮은 카페 등의 사장님들은 더욱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