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기업, 성차별 없는 승진시스템 등 여성고용 선도”

여성정책연구원, 논문 발표

기업들의 성평등 정책이 국제경쟁력 확보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평가 핵심 항목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 중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여성공채 도입 등을 통해 여성고용을 선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속가능 경영 선도 기업의 다양성 및 성평등 정책 변화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한국 5개 대기업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국 대기업은 초기에는 여성 인력 채용에만 중점을 뒀으나, 여성 관리자 육성과 이사회 성별 다양성 구축 등으로 관련 정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여성 임원 비율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여성 임원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여성 관리자 비율을 매년 늘리고, 성차별 없는 승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성평등 조직문화 확대에 앞장서며 여성 고용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선도기업의 영향을 받아 2021년 이후 여성 경력 개발 및 리더십 프로그램 도입 등을 통해 후발주자로 급성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여성 고용 정책 마련 초기에는 여성 인력 고용 확대와 소수자 권리 보호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여성 임직원의 경력 개발과 승진 기회 확대 등으로 관련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해당 논문 저자인 고보민 국립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 사례는 후발 주자도 전략적 접근을 통해 여성 고용의 질적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반면, 전통적 경영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포스코 같은 경우 타 기업 대비 ‘여성’(35.79%)과 ‘양성평등’(3.16%) 등 키워드 언급 비중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2023년부터 ‘성평등’ 관련 언급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 경영진 교체에 따라 ESG 전략의 일관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