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개발사업까지 간섭… 美, 그린란드 집착 심해질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북극곰의 땅’ 운명은… 9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위치한 그린란드 대표부 건물 외벽에 북극곰을 상징으로 사용하는 그린란드 문장이 걸려있다. 이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원내 정당 대표들과 그린란드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그린란드 언급과 관련한 긴급 논의를 가졌다. AFP 연합뉴스

광산개발업체 “美 관리 찾아와
중국 업체에 팔지말라고 압박”

제시액 더적은 美소재기업에 매각
새정부 상무장관 지명자 지분보유

트럼프 ‘영유권 주장’ 세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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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최대 희토류 개발업체가 지난해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중국이 아닌 미국에 본사를 둔 민간 기업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린란드에서의 미국의 대중 견제 속내가 드러난 것으로, 그린란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영유권 주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0일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그린란드 희토류 개발사인 탄브리즈 마이닝을 압박해 탄브리즈 광산 개발 프로젝트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탄브리즈 프로젝트는 2026년까지 연간 50만t의 유다이알리트 함유 희토류를 채굴하는 사업이다. 이 회사 CEO인 그레그 반스는 지난해 미국 당국자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자신의 회사를 두 번 찾아와 개발 프로젝트를 중국과 연결된 매수자에게 팔아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탄브리즈 지역의 매장 광물의 평가액은 59억6000만 달러(약 8조6998억 원)로 추정된다.

당시 미국 당국자들과 이 회사 CEO가 어떤 합의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회사는 결국 뉴욕에 본사를 둔 크리티컬 메탈스(Critical Metals)에 탄브리즈 프로젝트 지분을 넘겼다. 크리티컬 메탈스는 광물 개발업체로, 트럼프 2기 상무부 장관 지명자인 하워드 루트닉이 경영하는 투자회사인 캔트 피츠제럴드가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탄브리즈 마이닝은 매각 대금으로 현금 500만 달러와 2억1100만 달러 상당의 크리티컬 메탈스의 주식을 받았는데 이는 중국 회사들이 제안한 금액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었다. 크리티컬 메탈스의 CEO인 토니 세이지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며 “(탄브리즈 프로젝트가) 중국에 팔려서는 안 된다는 압력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린란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개별 기업의 계약까지 개입하고 있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일 그린란드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도 취임 이후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면서까지 그린란드 영토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은 희토류를 확보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클라우드 도즈 영국 로열 홀로웨이 런던대 지정학 교수는 “트럼프에게 그린란드가 더 매력적인 이유는 그린란드가 중요한 광물의 잠재적 공급원으로 중국의 희토류 패권을 막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린란드의 피팔뤼크 링게 의원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그린란드 방문 당시 그린란드인들이 미국의 일부가 되는 것을 선호하는 것처럼 상황이 연출됐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우리는 미국이 알래스카에 사는 이누이트족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우리를 침공하려 하기 전에 그들의 처우부터 ‘위대하게’ 만들라”고 꼬집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