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법원은 개인정보처리자 아냐”…소송서류 찍어 제3자 전송 ‘무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재판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받은 서류에 첨부된 타인의 신분증 사본을 촬영해 제 3자에게 전송한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2018년 7월 자신에 대한 영업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되자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사실확인서 등을 교부받은 뒤, 서류에 첨부된 B 씨의 운전면허증 사본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제 3자에게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이를 제 3자에게 제공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원은 개인정보처리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1·2심 재판부 모두 법원이 개인정보처리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법원이 개인정보처리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A 씨가 법원에서 송달받은 서류를 통해 B 씨의 개인정보를 알게 돼 제 3자에게 제공했다 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법원이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기관’으로서의 법원과 ‘재판사무를 처리하는 기관’으로 구별된다고 본 뒤 "재판사무를 담당하는 법원이 재판권에 의해 법에서 정해진 방식에 따라 행하는 공권적 통지행위로 여러 소송서류를 송달하는 경우 ‘개인정보처리자’로서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