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의 최악 소비 ‘경제 한파’에… 재계, 소상공인·협력사 숨통 틔우기

현대차 2조·LG그룹 1.5조…
납품대금 조지기급 속속 나서
한경협, 농수산물 구매 독려도

지난해 국내 소비가 21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재계가 설 명절(29일)을 앞두고 소상공인과 내수 살리기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이 협력사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확정했으며, 삼성전자도 예년처럼 조기 지급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등 경제단체도 경제 위기극복을 위해 회원사에 내수활성화 캠페인 동참을 요청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 납품대금 2조446억 원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납품대금 조기 지급 대상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 등 주요 그룹사에 부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 협력사다. 납품대금을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겨 지급함으로써 명절 기간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주고,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수혜 대상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LG그룹도 설을 앞두고 최대 22일 앞당겨 협력사에 1조5000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9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LG 계열사들은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1조23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 계열사들은 지역 이웃들에게 생활용품, 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롯데는 설 명절을 맞아 1만1067개 중소 협력사에 6863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애초 지급일보다 평균 9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참여 계열사는 롯데백화점·롯데호텔·롯데웰푸드·롯데글로벌로지스 등 26개사다. 롯데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명절 연휴 이전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해왔다. 삼성전자도 예년과 같이 협력사에 대한 납품대금 조기지급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단체들도 회원사의 기부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한경협은 4대 그룹을 포함한 427개 회원사에 이날 협조 공문을 통해 설 선물 우리 농축수산물 구매,설 연휴 전후 연차휴가 독려 등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소비 진작 캠페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며,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기업들에 내수 활성화 적극 동참을 독려했다.

이용권·이근홍·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