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발목잡은 새내기주… 지난해 수익률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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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전체 연간 수익률 -9%
새내기주 낙폭이 4배 이상 커
공모가 과다 책정된다는 방증
기관들 단기 투자 관행도 문제

지난해 국내 증시 새내기 종목들의 거래 시작가 대비 연말 주가가 평균 43%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적정한 공모가가 책정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신규 종목 진출이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는커녕 증시 매력도를 감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문화일보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92개 종목의 시작가 대비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43.17%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9.63%였는데, 상장사 주가 낙폭은 이보다 4.48배나 컸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청약에 성공한 투자자가 연말까지 주식을 보유(공모가 대비 연말 종가)하고 있었다면 이 경우도 평균 마이너스 21.11%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 요건이 매출액 기준 최소 1000억 원(영업이익·순이익 흑자)인 코스피만 떼놓고 봐도 상황은 같았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6곳의 연말 종가가 시작가를 밑돌았으며 수익률도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새내기주 수익률이 지난해 역대급 부진을 겪은 코스피에도 한참 못 미친 것은 공모가 책정에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상장사가 자신의 기업가치를 비교할 기업(피어 그룹) 선정 과정에서 시장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15일까지 수요예측에 나서는 LG CNS를 보면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일본 정보기술(IT)서비스·컨설팅 기업 NTT데이터그룹을 비교그룹으로 삼았다. 상장 예비심사 시 넣었던 글로벌 IT 서비스기업 액센츄어 대신 NTT데이터그룹을 넣었지만,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이 사업 영역인 NTT데이터그룹과 LG그룹 의존도가 60%에 달하는 LG CNS를 유사그룹으로 묶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장 평가다. 기관 투자자의 공모주 단기 투자 관행도 문제로 지적된다. 통상 상장사 시작가는 공모주보다 높은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기관 투자자들은 희망공모가 범위의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 일단 판매 물량을 확보하고, 상장 후 파는 형태의 투자가 잦다. 개인 투자자를 대신해 상장사 성장성을 평가해야 할 기관 투자자가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현행 기업공개(IPO) 시장은 사실상 대주주가 개인 투자자에게 비싸게 투자금을 회수하는 행태(엑시트)가 관행화됐다”고 꼬집었다.

정부도 올해 상반기 중 IPO 공모가 결정 방식을 합리화하고,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을 확대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주관사 내부기준 마련을 의무화하며 수요예측 제도 내실화를 위한 기관 투자자 참여자격 강화, 공모주 우회 청약 방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