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쾌속질주… 개미들도 올라탄 ‘슈퍼카’[유중호의 미국 주식 플렉스]

■ 유중호의 미국 주식 플렉스

하이브리드 판매 내연기관 추월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 28.4%
성장세에 ‘주가 프리미엄’ 형성

전체 매출의 25%가 미국서 나와
강달러에 차량 인도때 환차익도

세계적인 ‘슈퍼카’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자동차 ‘페라리(Ferrari S.p.A.)’.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페라리는 애호가들에게는 꿈만 같은 존재다. 페라리라는 기업 자체 또한 주식 투자 목적으로 보면 자동차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페라리는 상장 주식 코드도 ‘RACE’이며, 이탈리아 밀라노 증권시장뿐 아니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도 상장돼 있다. 이 때문에 ‘서학개미’들도 쉽게 투자 접근이 가능하다.

◇‘희소성’을 추구하던 페라리의 변신 = 페라리 자동차 종류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다양하며 신차 출시도 활발하다. 일반적으로 페라리는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차 생산량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차량의 가치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또 고객들에게 맞춤형 차량 제작 서비스를 제공(커스터마이징 서비스)하는데, 이는 최근까지 페라리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영업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페라리가 바뀌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비율이 기존 내연기관을 앞질렀으며, 올해는 최초의 ‘전동화 차량’(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장점을 결합한 구동 시스템)도 출시 예정이다. 페라리의 차량 포트폴리오를 구분해보면 △레인지(Range) △스페셜 시리즈(Special Series) △아이코나(Icona) △슈퍼카(Super car) △개인커스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해 페라리의 공식 발표 기준, 차량 포트폴리오는 △V8 내연기관(ICE) 4개 모델(로마·포르토피노 M·F8 트리뷰토·F8 스파이더) △V12 내연기관 2개 모델(812 GTS·푸로산게) △V6 하이브리드 2개 모델(296 GTB·296 GTS) △V8 하이브리드 2개 모델(SF90 스트라달레·SF90 스파이더)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난해 야심 차게 출시한 첫 SUV인 ‘푸로산게’는 높은 수요 때문에 주문 접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푸로산게는 마치 포르쉐의 SUV인 ‘카이엔’이 포르쉐를 살린 것처럼 페라리 실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영진 발표에 따르면, 푸로산게는 다른 차량보다 활용도가 높은 편으로 고객이 더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차의 포지셔닝과 부합했고, 전 세계에서 꾸준히 구매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경영진은 밝혔다. 이외에도 최근 출시된 ‘F80 시리즈’는 1200마력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미드십 슈퍼카로, 799대 한정 생산될 예정이며 이미 예약도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첫 전기차 선보일 페라리, 2년래 15개 신규 모델 = 페라리의 장기 신차 출시 전략은 전기화, 다양성, 한정판, 고성능 모델에 중점을 뒀다. 이에 2026년까지 15개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페라리는 2025년 최초의 완전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며, 2030년까지 전체 라인업의 60%를 전기차로 구성할 전략이다. 이 밖에 새로운 e-빌딩을 설립해 환경친화적 생산과 차세대 차량 생산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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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지난해 3분기 차량 인도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3383대로 중국 시장 전략적 판매 제한과 겹치며 감소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늘어나며 내연기관을 앞질렀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율은 각 45%, 55%였다. 하이브리드는 도심이나 주택가에서 전기로 조용히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선호도가 높다. 고가의 차량을 판매하는 만큼 페라리의 영업이익률도 상당히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페라리의 영업이익률은 28.4%로 포드(5.5%)와 GM(8.4%), 테슬라(10.8%)를 넘어섰다.

◇달러 강세, 페라리 영업이익도 ‘긍정적’ = 페라리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지금과 같이 달러가 강세일 때 미국 시장 차량 인도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페라리는 실제 과거에 환차익으로 예상치 넘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가 약세였던 2022년 2분기와 3분기는 각각 총매출액 대비 3.1%, 4.7%에 달하는 환차익을 기록한 바 있다. 전체 매출의 약 25%가 미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강달러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페라리의 주가를 보면 최근까지 주가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난 만큼, 장기 이익 성장성을 반영해봐도 주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일부에서 주가 고점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견고한 수요와 올해 첫 전동화 차량을 포함한 지속적인 신차 출시 등에 기반한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78년 역사와 명성’ 페라리 = 페라리는 1947년에 엔초 페라리에 의해 설립됐다. 모터스포츠 중 포뮬러 원(F1)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브랜드의 명성을 키워갔다. 1950년부터 약 242개의 그랑프리, 16개의 콘스트럭터즈 월드 타이틀 및 15개의 드라이버스 월드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1000개 이상의 F1 그랑프리 레이스에서 경주해 역사상 최고의 F1 레이싱 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유중호 KB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