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줄이고 예산은 늘어나고… 스프링캠프 ‘킹달러 비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NC 선수들이 지난해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팀 훈련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NC 제공

프로야구 6개 구단 美서 훈련
비 거의 안내려 환경은 좋지만
원·달러 환율 1460원에 ‘비명’
현지 물가도 최소 1.5배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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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프로야구단은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올해는 10개 구단의 시계가 조금 빨라졌다. 스프링캠프 시작일이 2월 1일에서 1월 25일로 조정된 것. 10개 구단이 팀 훈련 시작일을 당긴 것은 캠프 합류 전 선수간의 훈련 환경 격차와 올해 정규리그 개막일이 3월 22일로 앞당겨진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선수단, 지원인력 등 최대 50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스프링캠프는 보통 1, 2차로 나눠 치른다. 1차 스프링캠프지는 따뜻한 미국, 호주, 대만이 인기. 실전 연습 경기가 치러지는 2차 스프링캠프지는 일본이 대세다. 1차 스프링캠프지로 미국을 선택한 구단은 절반이 넘는다. KIA(캘리포니아주 어바인)와 SSG(플로리다주 베로비치), LG, NC, 키움(이상 애리조나주 일대)이 미국에서 담금질을 갖는다. 미국령인 괌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삼성까지 포함하면 ‘미국 땅’으로 향하는 구단은 모두 6개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구단이 미국으로 향하는 것은 최상의 훈련 환경 때문이다. 특히 애리조나주와 플로리다주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날씨에, 최상의 시설을 갖춘 야구장 3∼4면을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곳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도 선호하는 훈련 장소다.

그런데 미국 전훈을 앞둔 구단들은 최근 치솟는 환율에 걱정이 태산이다. 14일 오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0원. 미국 대선 이후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현재 15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5년 전인 2020년 1월 당시 원·달러 환율 1157원보다 300원이나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였다.

SSG 관계자는 “2∼3년 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최소 1.5배 이상 오르고 체감되는 건 2배 이상”이라면서 “현지 버스 렌트비와 한식 케이터링 업체들의 비용도 최소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보통 구단별 스프링캠프 예산은 10억∼15억 원 선. 하지만 올해는 다수의 구단이 스프링캠프 예산을 증액했다. 실제 SSG는 지난해 대비 스프링캠프 비용이 약 20% 증가했다. LG와 NC도 예년 대비 예산을 각각 4%, 7%나 올렸다. 심재학 KIA 단장은 “예년과 비교해 구장 임대료와 숙소 비용 등이 크게 올랐지만, 현장에서 날씨가 좋은 미국 어바인을 선택했고, 시즌 준비를 잘하기 위한 현장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 구단은 훈련 기간을 줄이고, 참여하는 인원이나 기간을 조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에 부담이 크다.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구단 지원 인력 축소다. 임선남 NC 단장은 “올해 선수와 구단 파견 인력을 예년보다 10명 정도 줄인 것 같다. 최근엔 높은 환율에 애리조나에 눈이 내리는 날씨까지 썩 좋지 않다. 향후 1차 전지훈련지 변경 등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