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죄’ 넣은 내란특검 역풍에… 민주, 본회의전 조항 삭제 가능성

與 자체안 방침에 ‘숨고르기’
“협상에 따라 수정될 수 있어”

이르면 1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내란 특별검사법을 통과시키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규명을 위해 자체 특검법을 만들겠다고 하자 단독 강행 처리로 끌어올렸던 내란 특검법 처리 속도를 잠시 늦춘 것이다. 민주당 독주에 대한 피로감에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데다 여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본회의 상정 전 최종안에서 외환죄 관련 조항을 삭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1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비상계엄이 왜 잘못됐냐고 항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며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칼로 찌르고 6초만 찔렀으니 ‘범죄가 아니다’ ‘수사도 처벌도 받으면 안 된다’고 우기는 것인가”라며 여당을 향한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당이 여당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자체안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따른 재의결 과정을 없애는 것이 내란 특검을 가장 빠르게 출범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내란 특검법) 톤을 낮추거나 더 강화하는 것은 (여당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본회의에서 처리되기 전까지는 그 어떤 안도 수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5∼16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고 나머지 하루는 현안질의를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최종안에서 외환죄 관련 조항을 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원내대표 등은 윤석열 대통령이 외환의 죄 중에 하나인 ‘외환유치’(외국과 통모해 전단을 열게 하거나 외국인과 통모해 한국에 항적)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통모(남몰래 서로 통해 공모)가 없었다”는 반론이 제기되자 전날 김용민 의원은 ‘일반이적’(한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내란 특검법에 대해 “종북특검, 이적특검, 안보해체 특검”이라며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지도부가 최종결정한 자체 특검법을 이날 오후 발표할 계획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