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의 ‘뉴 글렌’ 로켓 불발… 스페이스X 독주체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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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문제로 시험 발사 연기”
재사용발사체 기술력 의문 커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이 재사용 발사체 ‘뉴 글렌’ 발사를 연기하면서 민간 우주 항공 분야에서 질주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독주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 1·2위 부호인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오랜 앙숙인 데다 블루 오리진은 스페이스X의 독주체제를 허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지목돼 왔는데 이번 연기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우주항공업계에 따르면 블루 오리진은 뉴 글렌의 첫 시험발사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뉴 글렌은 우리 시간으로 13일 오후 3시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었다. 블루 오리진은 소셜미디어 X에 “로켓 하위 시스템의 문제로 연기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연기 사유나 향후 발사 일정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뉴 글렌은 높이 98m·지름 7m의 로켓으로 지구 저궤도(LEO)에 최대 45t을 실어나를 수 있으며 1단 발사체 재사용이 목표다. 뉴 글렌은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 팰컨9(높이 70m·운송량 23t)보다 크나 차세대 로켓인 스타십(121m·150t)보단 작은 수준이다. 블루 오리진에 따르면 25회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1단 로켓은 자사의 시험 탑재체인 ‘블루 링 패스파인더’를 실어나른 후 분리돼 대서양 해상에서 대기하던 무인 선박기지(드론십) ‘잭린(Jacklyn)’에 착륙할 계획이었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 기술력이 블루 오리진보다 10년가량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수준을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뉴 글렌이 보여줄 예정이었던 1단 재사용 발사체 착륙은 스페이스X가 지난 2015년 성공시킨 기술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 팰컨9 로켓의 1단 발사체를 육상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듬해인 2016년 4월엔 해상 바지선 착륙에 성공시킨 바 있다. 만약 뉴 글렌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목표를 이뤘더라도 스페이스X보단 한참 늦은 셈이다.

아울러 스페이스X가 지난 10월 성공시킨 발사대 원점 회수기술은 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안재명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궤도를 더 많이 수정해야 하고 연료가 더 많이 사용되는 만큼 발사체 자체도 더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