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전망’ 끝모를 하락… 미래연구원, 1.67% 제시

국가미래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1.67%로 제시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추진 등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는 만큼, 향후 다른 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줄하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현정(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업연구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미래연구원은 올해 GDP 성장률이 1.6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금융센터가 취합한 지난달 말 기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1.70%)보다 0.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의 대내 변수로 정치적 이슈·금융시장 불안정·높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수준·장기 저성장·인구구조 변화 등을 지목했다. 대외 변수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무역 분쟁·지정학적 위험 확산·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고금리 지속·중국 경기 둔화 등을 열거했다. 보고서는 또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47%로 잡아 목표 수준(2%)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449원으로 내다봤다.

정국 혼란이 길어지고 있어 앞으로 다른 기관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에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으나 오는 2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수치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내년 경제성장률에 -0.06%포인트가량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했다.

글로벌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 11월 말 평균 1.8%에서 한 달 사이 0.1%포인트 떨어졌다. 바클리의 경우 이달 들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7%로 더 낮추기도 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