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코앞인데…동력 잃는 ‘배달 수수료 상생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7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라이더가 배달 음식을 수령하고 있다. 외식 경기 악화 속에서도 무료배달 마케팅 속에 음식 배달 시장 성장세는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3사 합계 월간활성이용자(MAU)는 3천753만명으로 1년 전보다 9% 증가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15일 ‘배달 앱 수수료 공정화 토론회’
배달 수수료 인하 상생안 동력 잃어
배달 음식 이중가격제도 확산 조짐


배달 플랫폼과 자영업자 단체들이 지난해 진통 끝에 도출한 ‘배달 앱 수수료 상생안’이 시행 전부터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상생안 이행을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가 혼란에 빠진 데다, 상생안을 ‘조삼모사’라고 비판해왔던 야당이 배달 수수료 규제 입법에 나서면서 상생안의 실효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회와 배달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정문·김현정·민병덕·이인영·조승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배달 앱 수수료 공정화 정책토론회’를 열고 배달 앱 수수료 입법 규제 방안을 논의한다.

민주당 측은 상생안을 ‘반쪽짜리 협의’라고 주장하며 배달 수수료 상한제와 배달 플랫폼의 독과점을 막는 온라인플랫폼 법 제정 등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실제로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배달 앱 수수료 상한제를 뼈대로 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야당의 움직임에 상생안 시행을 준비하던 배달 플랫폼들은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는 지난해 11월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도출한 상생안에 따라 다음 달부터 배달 수수료를 기존 음식값의 9.8%에서 2.0∼7.8%로 인하할 예정이다.

하지만 야당이 배달 수수료 규제 입법 추진과 함께 수수료 문제를 논의할 별도의 사회적 대화 기구 조성을 추진하면서 상생안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 비중이 큰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상생안에 반발하며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모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근 다른 프랜차이즈 단체와 연계해 이중가격제 확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일부 제품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했고, 롯데리아·KFC·파파이스·맥도날드 등 다른 곳도 이미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바 있다.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