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어"
"칼에 찔린 시신 발견됐는데 살인범 없다고 자연사 아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자필 편지가 15일 공개됐다. 이 편지에는 탄핵소추 발단이 된 12·3 비상계엄 선포가 적법·적절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특히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국민 여러분,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면서 "계엄은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강변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지목된 부정선거 의혹도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이 날 오후 윤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이 글은 새해 초 윤 대통령이 직접 만년필을 들고 밤새 작성한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면서 편지 전문과 편지 사진이 올라왔다.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는 윤 대통령을 대신해 변호인단에서 이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4번째 직무정지" =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저는 작년 12월 14일 탄핵소추되고 나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됐다"며 "좀 아이러니하지만, 탄핵소추가 되고 보니 이제서야 제가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서두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번이 4번째 직무정지(검찰 한 차례, 검찰총장 두 차례)"라고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지목된 부정선거 의혹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선관위의 엉터리 시스템도 다 드러났다"면서 "특정인을 지목해서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칼에 찔려 사망한 시신이 다수 발견됐는데, 살인범을 특정하지 못했다 하여 살인사건이 없었고 정상적인 자연사라고 우길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거대 야당이 국회 독재를 통해 입법과 예산을 봉쇄해 국정을 마비시키고, 비정상적인 법률을 남발해 정부에 대한 불만과 국론 분열을 조장하고, 수십 차례 줄탄핵으로 잘못 없는 고위공직자들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자신들의 비리를 덮는 방탄 입법을 마구잡이로 추진하는 상황은 대한민국 운영체계의 망국적 위기"라고도 했다.
◇"비상계엄은 독점적 배타적 권한" = 윤 대통령은 이어 "거대 야당의 일련의 행위가 전시,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고 판단하고, 대통령에게 독점적 배타적으로 부여된 비상계엄 권한을 행사하기로 한 것"이라며 "계엄은 과거에는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것에 국한되는 것이었지만, 우리 헌법은 전쟁 이외 다양한 국가위기 상황을 계엄령 발동 상황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계엄은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내란’이라는 내란 몰이 프레임 공세로 저도 탄핵 소추됐고, 이를 준비하고 실행한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들이 구속된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2시간까지 내란이 있나"라고 반문하며 "제가 독재와 집권 연장을 위해 그런 소규모 미니 병력으로 초단시간 계엄을 했겠느냐"라고 강변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