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보고 많이 듣고… 작은 이들 곁 굳건히 서서 글 쓰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열린 2025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김숨 소설가, 이서수 소설가,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문태준 시인, 조경란 소설가, 김형중 문학평론가, 송연정(문학평론), 고민실(동화), 이상하(단편소설), 김용희(시) 당선자. 박윤슬 기자

■ 2025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4개 부문 당선자 축하

시 김용희·단편소설 이상하
동화 고민실·평론 송연정
심사위원 “쓰고 읽는 모두를
구원할 수 있는 문학했으면”

이병규 회장 “노벨상받은 한국
위기에 맞설 문학 역할 더 중요”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고 처음 시 수업을 들은 날로부터 1415일, 매일 시 곁에 있었습니다. 가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곳이 시의 세계 안이라 좋았습니다. 아직 출구를 찾지 못한 미로 속에서 조금 더 즐겁게 헤매보려 합니다.”(김용희 시 당선자)

202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용희(43·시), 이상하(32·단편소설), 고민실(47·동화), 송연정(26·문학평론) 씨 등 올해의 당선자 4명이 참석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들은 가족과 지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상패와 상금을 받아들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문태준 시인, 조경란·김숨·이서수 소설가,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김형중 문학평론가 등 심사위원들과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및 관계자가 참석해 당선자들의 힘찬 출발에 박수를 보냈다.

이병규 회장은 “지난해 한국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마침내 노벨문학상 보유국이 됐다. K-컬처의 뿌리인 한국문학이 그 자체로도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된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분열과 갈등, 극단적 대립의 위기 속에서 당선자들과 문학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절실하다. 오늘 이 자리가 창작활동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지난해보다 훨씬 치열했던 경쟁을 뚫은 만큼 당선된 주인공들의 감격은 남달랐다.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인 이상하 씨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무엇보다 일단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동화 부문 고민실 씨는 “어린이란 나와 같이 성장해 나가는 미래지향적 동지이기에 그곳에서 시작하겠다. 부끄럽지 않게 쓰겠다”고 다짐했고, 문학평론 부문 송연정 씨는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과 이주노동자, 그리고 미처 호명하지 못한 모든 작은 이들의 곁에 지금 이 순간에도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는 문학은 가장 어두운 상황에서도 가장 밝은 곳을 상상한다”며 “누구보다 많이 보고 많이 들어 선명한 상상력을 품은 글을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진심 어린 축하의 말로 당선자들을 응원했다. 문태준 시인은 “이제 당선자들의 앞에는 불면의 밤과 원고 청탁서가 놓일 것”이라며 “감각과 통찰을 통해서 이 세상에 새롭게 태어난 좋은 문장은 오늘 지금 이곳에서의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란 소설가는 “한 사람의 힘으로 쓰인 소설 안과 밖에는 수많은 타인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며 “쓰는 사람과 읽는 모두를 구원할 수 있는 문학을 열어보는 일을 지치지 말고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독자들을 때로는 눈물짓게, 더 많이 웃음짓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고,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스스로 가장 행복해서 하는 일이 읽고 쓰는 일이 되는 것. 이게 비평가로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장상민·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