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한국 관광객 강도살인 사채유기’ 일당 3명 무기징역, 징역 25~30년 선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태국경찰이 지난해 5월 11일 파타야의 마프라찬 호수에서 한국인 시신이 담긴 대형 고무통을 인양하고 있다, KBS 9시뉴스 영상 캡쳐

창원지법, 3명 모두 10년 위치추적 장치 부착도 선고
"재범 위험성 커 영구격리…반사회적 반인륙적 성향"
사건 후 피해자 부친 사망…유족, 양형 반발 항소예정


창원=박영수 기자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고무통에 넣어 시멘트를 붓고 호수에 유기한 일당들에게 무기징역과 징역 25~30년이 선고됐다. 유족들은 주범에 대해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를 예고했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인택 부장판사)는 16일 강도살인, 시체은닉, 시체손괴, 컴퓨터등이용사기,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주범 A(28) 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B(40) 씨와 C(27) 씨에 대해 각각 징역 30년,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 대해 1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범 A 씨는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물색하고 사망한 피해자를 인질삼아 그 부모를 협박해 거액을 요구하는 등 금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태도와 반사회적 패륜적 성향을 보여준다"며 "피해자가 사망하자 그 시체 위에 올라가 욕설을 하며 뜀박질을 하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하면서 극단적 인명경시 성향도 드러나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태국에 체류하던 중 돈벌이가 여의치 않자 클럽에 놀러 온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마약이나 수면제 등을 투약해 금품을 갈취하기로 공모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 4월 30일 태국 관광정보를 알려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피해자 D(34) 씨를 접촉해 대화한 후 그를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이들은 5월 3일 자정쯤(현지시간) 방콕 내 클럽에서 D 씨를 만나 술에 취하게 한 뒤 호텔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워 미리 예약해 둔 콘도로 이동하던 중 D 씨의 온몸을 구타해 숨지게 했다.

A, B 씨는 D 씨가 숨지자 향후 DNA로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파타야로 이동해 손가락 10개를 철근 절단기로 모두 잘라 훼손한 뒤 준비한 고무통에 시신을 넣어 시멘트를 부어 굳힌 후 5월 4일 오후 10시쯤 파타야 마프라찬 저수지에 던져 시체 은닉했다. 또 범행 사흘 뒤 A, B 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의 계좌에서 370만 원을 자신들의 계좌로 이체했고 피해자의 부모에게 전화해 ‘아들이 우리 마약을 강에 버려 손해를 보았으니 아들 명의 계좌로 1억 원을 보내라’라고 협박했다. 경찰은 D 씨 가족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현지 경찰과 공조를 통해 피의자들의 인적사항을 확보한 후 국내 입국해 있던 C 씨를 가장 먼저 검거했고 캄보디아와 베트남으로 각각 도주한 A, B 씨를 차례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D 씨의 부친은 이들로부터 협박전화를 받을 당시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가는 길이었으며 결국 지난 11월 14일 사망했다. D 씨 유족들도 충격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