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윤 대통령 찬양 헌정곡 의혹에 “생일 축하도 안되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백동현 기자

김성훈 “경호처도 사람 사는 곳”
대통령부부 환심사기 정황 논란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경호처장 직무대행)이 17일 경호처 직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찬양 헌정곡을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 “친구들이 생일 파티나 축하송 안 해주나요. (경호처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호처가 헌정곡 합창 등 윤 대통령 부부 심기 보전에 나선 정황들이 속속 나와 경호처 예산 사용 적정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김 차장은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윤 대통령 생일 축하노래 만든 게 경호처 사적 유용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경호처도 참모기관이고 (윤 대통령을) 근접해서 모시는 기관”이라며 “책상 옆에 앉아 있는 동료가 생일이라도 그렇게 해주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경호처 기획관리실장이던 김 차장 등의 기획으로 지난 2023년 12월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윤 대통령 찬양 헌정곡을 합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SBS 보도 등에 따르면, 경호처 직원들은 이 행사에서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84만5280분’은 2022년 5월 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 날로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경호처 창설 기념일은 12월 17일이고 윤 대통령의 생일은 12월 18일인데,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노골적 충성을 담은 헌정곡을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경호처가 이 노래를 제작하는 데 최소 300만 원의 예산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김 차장은 이에 대해 “세금이 들어간 적 없다”고 부인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