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예산 돌입’ 서대문구, 민생예산 298억 선결처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일부 자치구가 의회의 올해 예산 삭감으로 복지 행정 중단이라는 비상사태를 맞이한 가운데 준예산 체제에 돌입한 서울 서대문구가 선결처분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서대문구는 어르신일자리 등 25개 사업에 298억 원 규모 예산을 우선 집행할 방침이다.

이성헌(사진) 서대문구청장은 20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복리 증진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방자치법 제122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선결처분권을 긴급 시행한다”고 밝혔다. 선결처분은 법에 따라 지자체장이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행정을 우선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서대문구는 선결처분권 시행을 통해 중단·지연됐던 어르신일자리사업과 동행일자리사업,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보훈예우수당,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학교급식 지원을 위한 예산을 집행한다. 장애인 재활치료, 학교 밖 청소년 사회진입 및 학업복귀 지원, 위기청소년 생활 및 자립 지원을 위한 예산도 선결 지급한다.

다만 구의회에서 재적의원(15명)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을 받지 못하면 선결처분은 효력을 잃는다. 서대문구는 구의회가 여소야대 상황이지만 선결처분 예산이 민생과 직결돼 있는 만큼 승인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대문구의 준예산 체제는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이 여야 합의를 깨고 구의회 본회의에 예산수정 동의안을 기습 상정해 ‘날치기’ 처리하면서 빚어졌다. 이 구청장은 “준예산 상황을 해소하고 민생 예산을 온전히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루속히 구의회를 개의해 예산안을 정상 처리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주·김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