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수사’ 우려… 공수처 “尹강제구인 유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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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尹수사는 어떻게…

조사 불응 · 묵비권 일관에 강수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가능성도

尹측, 구속적부심·보석 등 고심
여론전으로 지지층 결집도 지속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주어진 구속기한인 열흘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제 구인을 불사하며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는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도 공수처 수사에는 불응하고 있어 공수처가 ‘빈손’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20일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출석해줄 것을 두 차례 요구했지만 모두 불응했다”며 “강제 구인(인치)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수처는 오늘 윤 대통령에 대한 재소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 1차 시한을 28일로 보고, 2차 연장 시한은 2월 7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건을 넘겨받아 윤 대통령을 기소해야 하는 검찰 측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공수처는 전했다.

공수처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 윤 대통령의 체포 기간 200여 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캐물었지만 윤 대통령은 묵비권 행사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수처가 확보하지 못한 윤 대통령의 비화폰(보안전화) 서버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도 혐의 입증을 위해 필요하다. 법조계는 공수처가 추가 수사가 가능한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수처는 대통령에 대한 기소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건은 28일 전후 검찰이 넘겨받게 된다. 검찰도 공소제기 전 열흘간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어 윤 대통령은 다음 달 7~8일 전에는 기소될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이 구속영장 발부가 적법하지 않았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경우 이 시간은 더 늘어난다. 기소된 뒤 윤 대통령은 보석을 신청할 수 있다. 보석 신청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석방되지만, 기각될 시 최장 6개월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가 얼마 없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공수처 수사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제기한 각종 법적 대응 절차가 모두 법원에서 기각된 점에 비춰 구속적부심을 청구한다 하더라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에 앞서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과 가처분 신청의 결과도 지켜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를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기관의 ‘불법 수사’라고 주장하면서 폭력 시위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는 만큼 헌재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부가 모든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이를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것은 장외 여론전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과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께 드리는 글’과 ‘윤석열의 편지’처럼 직접 메시지를 내거나, 변호인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장외 여론전을 펼치고 지지층 결집을 계속해서 유도할 전망이다. 이날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준비도 하기 어렵도록 신체 자유를 막는 것도 문제지만 비록 구치소 밖으로는 못 나가게 하더라도 직무권한 복귀에 대비한 정보 접근 처우는 일반 형사 피의자와는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무와 권한에 복귀할 때를 대비하여 대통령은 권한 중지 기간에도 시시각각 진행 중인 현재의 국내 상황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선형·이후민·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