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최대반군, 적대세력 공격… 80명 사망

마약밀매 거점서 충돌 ‘내전 우려’

남미 콜롬비아 북부 지역에서 반군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주민 5000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정부와 반군 사이 평화협상을 체결해 잠시 안정을 찾았던 콜롬비아에서 최대 반군의 무력도발이 발생하면서 다시 내전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AFP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노르테 데 산탄데르주의 위이암 비야미사르 주지사는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이 지난 16일 베네수엘라 접경 지역인 카타툼보 일대에서 적대 무장세력을 상대로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또 이 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8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6일부터 3일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인근 주민 5000명이 피란했으며, 20명 이상의 주민이 납치돼 최소 17명이 석방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콜롬비아 현지 일간 엘콜롬비아노는 보도했다.

코카잎 재배지역이 있는 카타툼보는 베네수엘라 국경과 가까워 마약 밀매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원래 콜롬비아 최대 반군 조직이었던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이 이 지역을 관할해왔지만, FARC가 지난 2016년 정부와 평화 협상을 체결해 정당을 조직하고 제도권으로 편입된 뒤 FARC를 이탈한 일부 잔당세력이 반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FARC에 이어 콜롬비아 최대 반군 세력으로 부상한 ELN이 카타툼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현지 일간 엘티엠포는 카타툼보를 중심으로 ELN과 FARC 파벌 간 유혈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ELN이 최근 FARC 측 평화 협정 서명자와 그 친인척을 노리고 공격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정지연 기자 jjy072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