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은 원래 ‘빨간색’이 아니었다[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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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편지의 전령사인 우체통이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40년 만에 우편·소포의 우편물 투함구와 폐의약품 등 회수 물품을 넣는 에코 투함구를 분리한 새로운 형태의 ‘에코 우체통’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화성시는 올해부터 우체통을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

우체통 하면 으레 떠오르는 모습이 빨간색 외관에 ‘우편’이라는 글자와 제비 모양의 심벌이다. 빨간색 우체통은 우체국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우체통은 원래부터 빨간색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 우편제도가 들어왔을 때 우체통은 별다른 색을 칠하지 않았다. 구한말 우정총국이 출범하면서 처음 설치된 우체통은 무채색의 구멍 뚫린 나무통이었다. 그 뒤 우체통 모양과 색깔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보통 빨간색은 신속함이나 긴급 상황을 의미한다. 구급차와 소방서의 외관이 붉은색인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빨간색의 우체통은 ‘이 안의 편지들이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 우체통이 빨간색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라마다 고유한 색깔이 정해져 있다. 영국·일본·캐나다 등이 빨간색을, 미국·러시아 등이 파란색 우체통을 쓴다. 중국·아일랜드는 녹색이다. 독일·프랑스·스웨덴·브라질 등은 노란색, 네덜란드·인도네시아 등은 오렌지색이다. 스페인, 대만 등에서는 일반우편과 빠른우편의 색깔이 구분돼 사용하기도 한다. 싱가포르는 흰색을, 필리핀은 회색을 유일하게 사용한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의 경우에는 아예 우체통이 없다.

빨간 우체통이 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전국의 우체통 수는 해마다 줄어들어 1만 개에도 못 미친다. 우체통은 편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였다. 이제 편지는 우체통 속이 아닌 ‘내 메일함’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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