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국 거쳐 핵무기 장비 밀수한 북한...스페인에서 북한까지 이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진공로(vacuum furnace)’를 들여오기 위해 4개국을 걸쳐 이를 밀수했다는 사실이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2022년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통해 파악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장비 밀수 과정을 공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20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스페인,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등 4개 대륙의 4개국을 거쳐 핵물질인 우라늄을 녹이는 데 사용되는 용광로인 진공로를 들여왔다고 전했다.

진공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 금지된 품목이다.

밀수한 진공로는 스페인에서 출발해 멕시코의 한 법인으로 운송됐다. 이후 멕시코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HS코드(국제적으로 통일된 상품 분류 체계)가 ‘기계류(Machinery)’로 바뀌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중국으로 운송될 땐 ‘고철’(metal scrap)로 변경됐다. 중국에서는 관세도 부과되지 않은 채 북한으로 최종 운송된 걸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국정원은 지난해 9월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약 70kg과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이는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이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