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몰려든 헌재… 경찰, 서부지법 사태 때와 달리 ‘신체보호복’ 착용

경찰버스 80여대로 경계 강화
경호처, 尹출석 대비 사전협의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2시 열리는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은 이른 오전부터 탄핵 찬반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지난 19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구속에 반발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만큼 경찰은 헌재 인근에 경력 4000여 명을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계 태세에 나섰다.

이날 오전 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헌재 정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수괴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하라” “국민의힘 해체하라”를 외쳤다. 헌재 앞과 맞은편 도로 등에서는 1인 시위자도 여럿이었다. 이들은 ‘탄핵 무효’가 쓰인 깃발·피켓을 흔들며 유튜브 방송을 하기도 했다. 탄핵 반대 1인 시위자 윤모(65) 씨는 ‘STOP THE STEAL(도둑질·부정선거를 멈춰라)’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며 “부정선거를 꼭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측인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은 오후 1시부터 3000명 이상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다.

헌재 앞은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이후 경비가 더욱 강화되면서 긴장감이 흘렀다. 경찰은 윤 대통령 출석 7시간 전인 이날 오전 7시부터 기동대 64개 부대(4000여 명)을 배치했다. 헌재를 중심으로 안국역 2번 출구부터 재동초 인근까지 경찰버스 80여 대로 헌재 앞과 맞은편, 총 2개 차선을 통제했고, 헌재 출입구 안쪽에도 경찰버스 10여 대를 배치했다. 경찰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 때 착용하지 않은 헬멧 등 ‘신체보호복’을 상황에 따라 착용하기로 했다.

대통령경호처는 윤 대통령의 헌재 출석에 대비해 헌재, 경찰 등과 사전 경호 협의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는 헌재 안팎의 경호 위해 요소를 사전 점검하고, 허가된 인원 외 헌재 출입을 철저히 차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는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헌재로 이동, 헌재 건물 진입 및 재판장 출석, 퇴장 후 구치소로 복귀하는 전 과정을 경호하게 된다. 경호처 관계자는 “평소의 대통령 행사에 준해 원칙대로 경호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날 헌재 변론기일에는 방청 인원 20명을 뽑는 온라인 방청 신청에 2368명이 몰려 11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린아·이재희·손기은·조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