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자 입국 차단 나선 미국, 남부 국경에 군인 1500명 배치

향후 병력 1만명까지 늘릴 계획
軍 재배치시 주한미군 줄일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과 입국 차단을 위해 남부 국경에 현역 군인 1500명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향후 최대 1만 명까지 투입 병력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국경지대 군 병력 투입이 주한미군 등 해외 주둔 미군 배치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살래세스 미 국방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국방부가 이날부터 미국 남서부 국경에 1500명의 지상군을 포함해 정보 분석관, 헬기 등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비(非)현역 신분의 주방위군과 예비군 2500명이 배치돼 있는데, 해병대 500명과 육군 1000명으로 구성된 현역 군인이 충원되는 것이다. 이미 배치가 시작된 해당 병력은 이민 당국이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구금한 불법 이민자 5000명 이상을 추방하는 데 필요한 수송 작전을 도울 방침이다. 군인들은 불법 입국을 차단하기 위한 국경 장벽 건설을 지원하는 업무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살래세스 대행은 “대통령이 지목한 우리나라 국경의 광범위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토안보부, 연방정부 기관, 주 정부 파트너들과 협력해 추가 임무를 계획하고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며 군 병력 투입이 더 늘어날 것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군이 많게는 1만 명의 병력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남부 국경 군 투입은 해외에 주둔 중인 미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정강·정책을 통해 이민 문제와 관련, 현재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 명의 미군을 남부 국경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해 12월 24일 2만8500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유지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유지 조항에는 법적 강제성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방어를 이유로 주한미군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