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 관세’에 현지 한국업체 비상… “미국과 긴밀 접촉하며 한국 입장 전할 것”

산업부, 민관 합동 대응회의
“풍랑 속에도 기회 창출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현지 진출 한국 업체들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됨에 따라 정부도 대응책 논의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멕시코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산업 정책 영향 아래 놓인 자동차 업계 역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정부와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미국 신 행정부의 대(對)멕시코 통상정책 관련 민관 합동 대응회의를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관련 업계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관세 부과에 따른 한국 기업의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지시했다. 이런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 활용을 위해 삼성전자는 멕시코 현지에서 가전·TV 공장을 운영 중이며 LG전자도 현지에서 가전·전자부품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기아도 멕시코에서 연간 25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미국 측과 긴밀히 접촉하며 한국 기업 입장을 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차관보는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되어 긴밀히 소통·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향후 미국의 통상정책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 분야는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산업 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화된 자동차 환경규제 도입,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의 정책에 주목하며 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RA 보조금 혜택 등에 따라 국내 업계는 친환경차와 배터리 분야에 관한 미국 투자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박동일 산업부 제조산업정책관은 이날 열린 ‘자동차 민관 대미협력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미측 동향을 지속 확인하고 업계와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며 “풍랑 속에서도 우리 업계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