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부산, 온라인으로 되살아나…일본인 관광지도부터 영화산업기록까지 희귀자료, 디지털창고에 가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락호 선생이 기증한 부산 북구 새마을운동 사진. 부산시청 제공

‘부산의 기억’ 플랫폼에 새롭게 담은 민간 수집 자료 273건으로 역대 최다
국내 최대 영화자료 수집가인 고 홍영철 원장 자료 50건 비롯해
100여 년 전 일본인이 제작한 부산~김해 관광지도도 공개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의 정체성과 생활·문화사를 담은 민간 수집 기록 자료 수백 건이 디지털화돼 처음으로 온라인에 공개돼 눈길을 끈다. 국내 최대 영화 자료 수집가인 고(故) 홍영철 선생의 기증 사진부터 100여 년 전 일본인이 제작한 부산~김해 관광 안내 지도까지 귀한 자료가 풍성하다.

부산도서관은 지난해 수집한 부산학 중요기록 538건을 디지털 아카이브 플랫폼 ‘부산의 기억’을 통해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부산의 기억’은 부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 기록과 생활·문화사 관련 자료를 보존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그간 기관 등으로부터 받은 간행물, 지도, 사진, 영상 등 3360건의 자료를 제공해 왔다.

이번에 도서관 측은 플랫폼 운영 이래 가장 많은 민간 수집 자료 273건을 확보해 공개한다. 공개되는 자료에는 고(故)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이 기증한 부산 영화 산업 관련 사진 등 50건이 포함됐다. 홍 원장은 국내 최대 영화 자료 수집가로, 10만 점 이상의 영화 자료를 수집한 뒤 한국영화자료연구원을 설립했다. 그의 자료는 국가기록원 역사기록관을 거쳐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으며, 대부분 박물관 지하 수장고에 보관돼 있어 대중에 공개되는 자료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고(故) 홍영철 선생이 기증한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PIFF 파빌리온 사진. 부산시청 제공

향토사학자인 주영택 가마골역사연구원장이 기증한 ‘부산·동래·김해 향토지’도 이번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이 자료는 부산과 김해 지역의 관광 안내를 위해 일본인이 제작한 지도로, 100여 년 전 부산을 대하는 일본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지도의 앞면에는 부산·동래·김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 자연관광지와 역사유적 소개가 담겨 있으며, 뒷면에는 세 지역의 지도가 수록돼 있어 향토 관련 내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 새마을운동을 생생히 보여주는 자료 273건, 주변 해양 연구 보고서, 주민 생활사 구술 기록, 지역별 소식지 등 시민들이 보기 힘든 민간 소장 자료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영택 선생이 기증한 부산·동래·김해 향토지. 부산시청 제공

부산의 기억은 시민 누구나 누리집(library.busan.go.kr/archive/index.do)을 통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도서관 측은 부산학 중요기록 목록과 원문 파일을 전자책(e-book) 형태로도 제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박은아 부산도서관장은 “부산의 기억이 부산 시민과 지역 사회의 소통을 위한 주요 매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부산학 중요기록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구축하겠다”며 “‘부산학 특화도서관’으로서 부산도서관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