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체육회관에 ‘도시 스마트팜’… 3주면 상추 수확해 샌드위치 ‘뚝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문화체육회관에 조성된 ‘도심형 스마트팜’에서 체험 프로그램 참가 시민들이 카이피라 등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서대문구청 제공

■ 서울시 ‘스마트팜 조성사업’

은평·서대문구 등 6곳에 설치
맞춤형 생육환경 덕 수확 빨라

23일 서울 은평구 은평구립도서관 지하 1층 스마트팜. 밖은 한겨울이지만 이곳에선 샐러드용 채소로 사용되는 로메인 상추 등 9개 종류의 초록빛 작물 640본이 자라고 있었다. 지난달 개장한 스마트팜 안은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온도 20도·습도 50도)으로 유지되는 중이다. 맞춤형 생육환경이 갖춰진 덕분에 재배에 걸리는 기간도 짧다. 은평구 관계자는 “이 작물들을 수확하려면 통상 6∼7주 정도 걸리는데, 이곳에선 3주면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자치구가 운영하는 시설 안에 빈 공간을 활용해 365일 다양한 작물을 키울 수 있는 ‘도심형 스마트팜’이 속속 생기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은평구립도서관, 서대문문화체육회관 등 6개 자치구 운영 시설에 도심형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서울시 사업이 최근 마무리됐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육환경을 원격이나 자동으로 유지·관리하는 농장이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스마트팜 조성에 나서는 것은 스마트팜이 언제든 시민들을 위한 다기능 공간을 제공한다는 장점 때문이다. 매달 초 작물을 심어서 월말쯤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재배 기간이 짧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교육을 자치구 건물 안에서 연중 열 수 있다.

그동안 복지관 등 일부 자치구 운영 시설에 스마트팜이 조성됐지만, 식물재배기를 이용해 유리막 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수준이었다. 최근 들어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직형 스마트팜’을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재배 공간을 실내에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면적이 작은 공간에도 많은 작물을 기를 수 있다. 또 영양혼합액이 자동으로 투입되는 방식이어서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적절하게 공급할 수 있으며, 물 순환 시스템도 갖춰져 있어 뿌리가 썩지 않는다. 작물 위에 달린 LED는 태양의 역할을 하면서 작물 광합성에 도움을 준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