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로봇 회사 품는다… 불붙는 휴머노이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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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베어로보틱스 콜옵션 행사
지분 51%로 늘려 경영권 확보

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테슬라 · 오픈AI도 투자 가속
2035년 세계시장 54조 전망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개발 전쟁’에 국내 주요 기업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2022년 말 챗GPT 등장으로 촉발된 치열한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경쟁이 로봇으로 급격하게 옮겨붙고 있다. AI를 탑재한 똑똑한 로봇이 생산 현장과 가정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현실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혁신 생태계와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전(戰)’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LG전자는 지난해 6000만 달러(약 861억9000만 원)를 투자해 지분 21.0%를 확보한 미국 베어로보틱스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LG전자는 이 회사 지분을 51.0%로 늘려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 설립된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으로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번 경영권 확보가 사업 전반에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가 ‘로봇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구축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상업·산업·가정용 로봇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도 국내 최초 2족 보행 로봇을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우선 ‘2030년 반도체 공장 무인화’ 목표 실행을 위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양팔·자율이동로봇 등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대표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미래 로봇 확보를 위한 청사진도 세웠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AI·SW 기술을 접목해 속도감 있는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해외투자 회사인 삼성넥스트를 통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업체인 피규어AI, 1X테크놀로지스 등에도 투자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오는 2035년 380억 달러(약 54조575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그간 AI 모델 개발에 집중해 온 빅테크들은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 로봇을 꼽으며 경쟁적으로 천문학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말까지 자사가 개발한 로봇 ‘옵티머스’ 1000대를 공장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픈AI 역시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겨’와 로봇 SW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에 투자했으며, 자체적으로도 로봇 개발을 위한 조직을 재건했다.

엔비디아는 올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 컴퓨터 최신 버전인 ‘젯슨 토르’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수많은 개발자가 비용 부담 없이 AI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인 ‘코스모스’를 공개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