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는 어떤팀?” 묻자… 눈앞에 ‘캄 노우’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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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XR헤드셋’ 시연 공개

‘베스트 경기’ 바로 틀어주고
하와이 사진 보고 詩 읊기도
말 한마디로 맥락 파악·수행

“AI 성능 극대화… 연내 출시”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확장현실(XR) 헤드셋(코드명 ‘프로젝트 무한’)을 쓰자 눈앞에 명문 구단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 노우가 펼쳐졌다. 기기를 낀 사용자가 여기에 쓰인 스페인어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클럽 그 이상”이라며 “FC바르셀로나가 단순한 축구 클럽이라는 의미를 넘어 카탈루냐 문화와 정체성을 대표하는 존재라는 뜻”이라는 답이 바로 돌아왔다. 이곳에서 열린 최고의 경기 영상을 찾아달라고 묻자 지난해 열린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간의 경기를 눈앞으로 생생하게 가져왔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프로젝트 무한 시제품 실물이 공개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더 웨스틴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연 영상(사진)을 선보였다. 프로젝트 무한은 하와이에 놀러 간 친구가 보낸 사진을 시인 윤동주 스타일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별 헤는 밤, 하늘보다 높은 곳에 서서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본다”고 시작하는 시를 읊어주기도 했다. 가상공간에서도 말 한마디면 사용자의 맥락과 의도를 이해하고 수행해준다.

프로젝트 무한은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와 영상 등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멀티모달’ 인공지능(AI)을 구현할 핵심 기기가 될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김기환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이머시브솔루션개발팀장(부사장)은 “멀티모달 AI 시대에 가장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기”라고 강조했다. 근간에는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만든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이 있다. 김 부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OS·AI 모델·단말기·콘텐츠·서비스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협업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안드로이드 XR’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확장성과 범용성이다. 김 부사장은 “기존의 모든 모바일 안드로이드 앱을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XR 헤드셋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에는 안경 형태의 기기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 착용해본 ‘프로젝트 무한’ 시제품은 아직 초기 제품이라 그런지 투박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오래 착용하기엔 다소 무게감도 느껴졌다. 관계자는 “소재는 비공개”라며 “기기 옆에 케이블을 꽂아 배터리팩을 연결해 쓰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연내 출시될 예정인 ‘프로젝트 무한’에 대해 김 부사장은 “방대한 갤럭시 생태계의 일부”라고 말했다.

새너제이 =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