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중대 변수 된 李 재판 일정, 지연책 더는 용인 안 된다[사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재판 결심공판이 오는 2월 26일로 예고되면서, 이 대표 측의 재판 지연 전술이 사실상 저지되고, 향후 재판 일정 자체가 정국의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3월 중하순에 2심 판결이 나오고, 대법원 확정 판결은 5월 말∼6월 초일 가능성이 커지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인용되면 그 시기쯤 조기 대선이 실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집중심리를 예고한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최은정)는 23일 이 대표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결심공판일을 못 박고, 증인 신문 기일도 두 차례만 지정했다. 이 대표 측의 증인 13명 신청에 대해서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검사와 피고인 측이 각자 사안을 잘 아는 증인을 1명씩 신문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 측이 검토 중이라는 위헌법률심판 제청 여부도 “빨리 정식으로 신청하라”고 재촉했다. 이 대표는 “허위사실공표죄를 그대로 두는 게 맞는지 고민 중”이라고 했으나,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6월을 포함해 여러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음을 고려하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소 경감되더라도 최종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만 확정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가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유지된다면, 그 자체로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법원은 사실심이 아니라 법률심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출마 불가론에 부닥치는 것은 물론, 민주당 자체가 선거보전금(434억 원) 반환을 놓고 존속 대책을 강구해야 할 처지가 된다. 대법원은 이미 ‘6-3-3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 대표 확정 판결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나 심지어 대선 직후에 나올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정국 혼란이 벌어진다. 여야를 떠나 국가적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2심 재판부는 신속히 결정하고, 대법원도 가급적 일정을 서두르기 바란다.